천주교에서 의미하는 장례는 끝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을 의미합니다. 세례를 통해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와 하나 된 신자들은 죽음을 거치고 영원한 생명을 이어간다고 믿습니다. 따라서 임종을 맞이할 때도 고인이 편안하게 갈 수 있도록 통곡하거나 흐느끼는 것을 삼가야 합니다.
천주교 장례식 절차 및 과정 ① 첫째 날
고인이 사망하시게 되면 먼저 신부님과 함께 예배를 드립니다. 이때 유언에 대해 말하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보통 녹음기나 유언의 내용을 기록할 수 있는 필기구 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신을 거두는 수시(收屍)는 영정사진과 주민등록 등 장례를 위해 필요한 것들을 모두 준비해놓은 상태에서 진행됩니다. 수시는 고인의 머리 위에 십자고상을 올려 두고 성부를 놓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후에 고인을 식장으로 옮겨 빈소를 마련하게 됩니다.
천주교 장례식 절차 및 과정 ② 둘째 날
일반적인 장례식과 비슷하게 염습과 입관을 진행하고, 조문객을 맞이합니다. 장례용품은 천주교식으로 바꿔서 사용합니다. 입관할 때는 한쪽에 성촉을 밝히고 십자고상, 성수, 성수채를 놓습니다. 입관을 진행하는 동안에는 기도를 드리면서 유족들이 순서대로 고인에게 성수를 뿌리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후에는 의례 과정으로, 신부님이 추모 기도를 하고 촛불을 올립니다. 마무리로 성복 기도를 한 후에 조문객을 모시는 과정으로 진행됩니다.
조문객 입장에서 천주교 장례식에 갔을 때 가장 많이 헷갈려하시는 것이 바로 절을 해야 하는지에 관한 내용입니다. 기독교 장례식에서는 절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천주교의 경우 헌화와 절을 모두 허용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개인의 성향에 따라서 헌화와 분향, 절 모두 가능합니다.
분향은 오른손으로 향을 1~3개를 집은 뒤 촛불로 불을 붙이면 되는데, 불을 끌 때는 입으로 끄면 안 됩니다. 왼손으로 가볍게 부채질을 해서 끄거나 흔들어 향을 꺼야 합니다. 향을 향로에 꽃을 때는 향을 잡은 오른손을 왼손으로 받치고 하나씩 꽂아주면 됩니다. 분향 대신 헌화를 하는 경우에는 오른손으로 꽃줄기를 잡고 왼손으로 오른손을 받친 후 꽃봉오리가 영정사진을 향하도록 올려두면 됩니다.
악수는 반가움과 친밀함의 표현이기 때문에 장례식과는 어울리지 않아 유족들에게 먼저 악수를 청하는 것은 실례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유가족에게 계속 말을 시키거나 고인의 사망에 대해 상세히 묻는 것은 매우 무례해 보일 수 있습니다. 조문객의 복장에 대해서도 따로 제한을 두지 않지만, 애도의 뜻으로 소박하고 정중한 복장을 하여 예의를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노출이 심하다든지, 지나치게 화려한 색상이라든지, 상식에 벗어난 옷만 아니면 평상복으로 조문한다고 해서 흠이 되지는 않습니다.
천주교 장례식 정차 및 과정 ③ 셋째 날
빈소 정리 후 화장이나 매장 등 결정한 장지로 이동합니다. 천주교 장례식이 일반적인 장례식과 다른 점은 운구를 하기 전에 위령 미사를 드린다는 점입니다. 원래 천주교는 화장장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화장장이 일반화되었고, 기존 교회법의 개정으로 요즘은 천주교에서도 화장을 많이 진행하는 편입니다. 안치 후에는 마지막으로 축성 기도와 하관 기도를 하게 됩니다.
천주교 장례식을 준비하려면 누구에게 먼저 알리고 상의해야 할까? 돌아가신 분이나 그 가족이 소속 성당에서 꾸준히 신앙생활을 한 경우, 본당 사무실에 부음을 알리면 소속 성당에서 많은 부분에서 준비를 도와줍니다. 만일 꾸준히 신앙생활을 한 소속 성당이 없다면, 가족이나 친지, 또는 고인과 밀접한 분들 중 성당 활동을 열심히 하신 분들을 찾아보시는 게 좋습니다. 고인이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운명하셨다면, 병원 원목실에 문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요즘 대부분의 종합병원에는 천주교 원목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