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지다 쳐지다
'처지다'와 '쳐지다'는 발음이 [처지다]로 동일하고, 형태 또한 'ㅓ'와 'ㅕ'만 차이가 있을 뿐 유사해 글로 적을 때 틀리기 쉬운 한글 표현 중 하나로 꼽힙니다.
다른 언어도 마찬가지지만, 한글은 특히 표기는 다르지만 발음이 유사해 글로 적을 때 헷갈리는 표현이 적지 않은데,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맞춤법을 틀리고도 이를 알아채지 못하고 계속해 사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주의가 필요합니다.

헷갈리는 한글맞춤법 바로 알기
① 처지다 vs 쳐지다
'위에서 아래로 축 늘어지다' '감정 혹은 기분 따위가 바닥으로 잠겨 가라앉다' '뒤에 남게 되거나 뒤로 떨어지다' '다른 것보다 못하다'는 뜻을 내포한 동사는 '처지다'가 맞습니다.
'쳐지다'는 '치다'의 어간 '치-'에 '-어지다' 구성으로 쓰이는 보조동사 '지다'가 결합한 형태로, '천막이 쳐져 있다' '거미줄이 쳐져 있다' 등의 표현으로 활용됩니다.

② 예의가 발라서 vs 예의가 바라서
말이나 행동 따위가 사회적인 규범이나 사리에 어긋나지 않고 들어맞다는 뜻을 내포한 동사 '바르다'의 활용형은 '발라서'가 맞습니다. 때문에 올바른 표현은 '예의가 발라서'가 됩니다.
'바르다'는 어간의 끝음절 '르'가 어미 '-아' 앞에서 붙어서 'ㄹㄹ'로 바뀌는 불규칙 용언으로, '바르-' 뒤에 '-아' 또는 '-아서'가 붙으면 '발라' 또는 '발라서'와 같이 적어야 합니다.

③ 오랫만 vs 오랜만
어떤 일이 있은 때로부터 긴 시간이 지난 뒤를 나타낼 때는 '오랜만' 또는 '오래간만'으로 써야 합니다. '오랜만'은 '오래간만'이 줄어든 말로 둘 다 바른 표현입니다.(오랫만은 잘못 사용된 표현)
비슷해서 헷갈리기 쉬운 단어로는 '오랫동안'이 있는데, '오랫동안'은 '오랜+동안'으로 이루어진 형태가 아니라 '오래'(부사)와 '동안'(명사)이 만나 한 낱말로 굳어진 합성어 입니다.

④ 이 자리를 빌어 vs 이 자리를 빌려
'이 자리를 (빌려/빌어) 말씀드리겠습니다.'라는 표현은 평소 자주 접할 수 있는 말인데, 잘못 사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올바른 표현은 '이 자리를 빌려 말씀드리겠습니다.'가 맞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말씀드리겠습니다.'로 쓰면 '이 자리를 구걸하여 말씀드린다'는 의미가 되므로, 의도했던 내용을 전달하는 데 있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