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 나이를 알 수 있다는 AMH 검사 결과를 받고 A 여성은 좋아하고 B 여성은 걱정이 많아졌다. 실제 나이가 만 39세인 A여성은 AMH가 만 25세로 나온 반면, 실제 나이가 만 25세인 B 여성은 AMH가 만 40세로 자신의 나이보다 훨씬 많다는 결과를 받았기 때문이다. AMH로 알아본 난소 나이, 임신 확률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여러분은 정확히 알고 계신가요?
AMH 결과로 알아본 올바른 난소 나이 해석
먼저, AMH 결과는 난임이 된다 혹은 안된다, 임신이 된다 또는 안된다를 판정하는 지표가 아닙니다. AMH 결과는 난소에 남아 있는 난자의 개수를 반영하는 것으로 임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일 뿐, AMH 때문에 난임 또는 불임이 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AMH 결과 난소 나이가 40대로 나왔다고 해서 본인 임신 확률이나 임신 성공률이 40대인 것은 아닙니다.
- 실제 나이가 만 25세인 여성이 AMH 결과 난소 나이가 만 40세로 나왔다면, 임신 어렵나요?
AMH 결과 난소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많다면, 같은 나이대의 여성과 비교해 조금 임신 확률이 떨어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나이가 만 40세고 AMH가 40세인 여성과 실제 나이가 만 25세인데 반해 AMH가 40세인 여성을 비교하면 만 25세인 여성이 40세인 여성보다 훨씬 임신이 잘 됩니다. 난소에 남아 있는 난자의 수는 같은 나이대의 여성과 비교해 적을 수는 있지만, 25세 정도면 난자의 질은 굉장히 좋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과배란에서 난자를 10개 정도 채취한다고 가정하면, 나중에 임신 성공률은 80~90% 이상으로 높습니다.
하지만 AMH 결과 난소 나이가 많을 경우 앞으로 수치가 뚝뚝 떨어질 위험이 있으므로, 임신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서두르거나 냉동 난자 등을 고려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한 번의 결과로 낙담하기보다는 3~6개월 있다가 재검사를 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오차로 인해 수치에 변동이 있을 수도 있고, 결과가 맞더라도 떨어지는 추세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실제 나이가 만 39세인 여성이 AMH 결과 난소 나이가 만 25세로 젊게 나왔다면, 임신 확률도 올라가는 건가요?
만 39세에 난소 나이가 만 25세로 나왔다는 뜻은 난소에 남아 있는 난자의 개수가 만 25세만큼 많다는 의미입니다. 보통 만 25세면 난자 개수가 12만~15만 개 있습니다. 하지만 난자의 질은 자기 생년월일을 따라가기 때문에, 만 25세에 비해 많이 떨어집니다. 즉, 이 경우에는 노화가 많이 된 난자의 개수가 많다는 뜻일 뿐 내 난자는 건강해 또는 나는 아직 임신 확률이 높다고 확대 해석하거나 오해해서는 안됩니다. 다만, AMH 결과 난소 나이가 젊게 나오면 나중에 과배란 약을 썼을 때 약을 많이 쓰지 않아도 과배란이 쉽게 잘 될 수 있습니다.
- 실제 나이가 만 39세인 여성이 AMH 결과 난소 나이가 만 25세로 젊게 나왔다면, 폐경이 더 늦을까요?
우리나라 평균 연령은 만 50~52세 정도입니다. AMH 결과 난소 나이가 젊게 나왔다면, 폐경이 더 늦게 될 확률이 있습니다. 하지만 드라마틱한 연관성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AMH 수치가 낮다고 폐경이 빠를까 봐 너무 걱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AMH 수치가 빨리 떨어지는 여성의 경우 조기폐경이 오는 분들도 있지만, 이 경우는 AMH 수치가 0 이거나 0.1 ~ 0.3ng/mL 정도로 매우 낮을 때를 말하기 때문입니다. AMH 수치는 아무런 병력 없이도 생활 패턴에 따라 낮게 나올 수 있고, 난소 종양 수술 등이 원인이 되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 실제 나이가 만 32세고, AMH 난소 나이도 만 32세입니다. 그런데 6개월째 임신 시도를 하는데, 임신이 되지 않습니다. 빨리 난임클리닉에 가야 할까요?
사실 현재 임신 시도를 하고 있다면, AMH 검사를 꼭 해야 되는 건 아닙니다. AMH는 당장 임신 계획이 없는 여성이 임신 시도를 미루고자 할 때 검사하는 게 의미가 있습니다. 지금 나이가 만 32세라면 만 35세 이전이기 때문에 조급해하기보다는 1년 정도 기다려 보는 것이 좋습니다. 한 달에 자연 임신 성공률은 모든 환경이 적합하더라도 30% 이하입니다. 통계로 계산해 보더라도 자연 임신 시도를 하는 경우 6개월 중에 대충 반쯤 임신이 되고, 안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간을 1년쯤으로 연장하면 80~90% 정도로 올라갑니다. 만약 6개월 이후, 1년이 지났는데도 그 사이에 임신이 안된다면, 그때 난임 클리닉을 찾아 혹시 다른 원인이 있는지에 대해 상담을 받아 봐도 늦지 않습니다.
AMH 결과 난소 나이가 많을 경우 보통 두 가지 옵션을 제시합니다. 첫 번째는 단기간 내 재검사입니다. 3~6개월 있다가 AMH 검사를 해보면 결과가 오차로 인한 것인지를 확인해 볼 수 있고, 떨어지는 추세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가임력 보존을 위해 난자 냉동을 하는 것입니다. 나중에 결혼을 했을 때 임신이 잘 안 되면 그때 인공 수정이나 시험관을 해야 하는데, 그때 과배란 약 효과가 적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충분한 개수의 난자를 얻지 못해서 임신율이 떨어질 것 같으면 어릴 때 건강한 난자를 미리 뽑아 놓는 것이 임신을 원할 때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