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입건되거나 피의자로 조사를 받는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만으로도 큰 두려움을 느끼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검찰 단계에서 기소유예를 받으면, '나는 무죄야' '나는 검찰에서 기소유예를 받았기 때문에 아무런 불이익도 받지 않아'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일 수 있습니다.
기소유예가 뭐길래? 기소유예 뜻
유예는 크게 3가지 유형이 있는데, 기소유예는 검사가 하는 것이고 선고유예와 집행유예는 법원에서 판사가 하는 것입니다. 기소유예는 일종의 불기소로, 검사가 사건을 법원에 넘기지 않고 기소를 미뤄둔다는 뜻입니다. 그렇다고 기소유예가 무죄 또는 무협의라는 말은 아닙니다. 혐의가 충분히 인정되지만 참작할 요소가 있어서 단지 당장은 기소하지 않고 미뤄두는 것일 뿐입니다. 때문에 언제든지 다시 기소가 가능합니다.
다만 법률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이지, 실제 기소유예를 받은 경우 다시 기소하는 사례는 극히 드뭅니다. 보통 사건이 아주 경미하고 초범인 경우, 자백하고 범죄를 인정하는 경우, 피해자와 합의한 경우에 기소유예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소유예의 가장 큰 이점은 기소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과가 남을 게 없다는 것입니다. 벌금 이상을 받아야 전과가 남기 때문입니다.
전과기록은 수형인명부나 수형인명표, 범죄경력조회 자료에 남는 것을 말하는데, 기소유예는 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기소유예는 전과적인 기록으로 보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소유예라 할지라도 관리 차원에서 수사자료표(수사기관인 경찰 등에서 보관하는 것)에는 기록이 남습니다. 기소유예 처분 기록은 5년간 보관되는데, 수사자료표는 외부에 알려지거나 제3자에게 정보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기소유예 불이익
기소유예는 수사자료표에만 5년간 정보가 기록될 뿐, 벌금을 내는 것도 아니고, 징역을 사는 것도 아니고, 전과가 남는 것도 아니라서 불이익이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소유예는 무죄라는 뜻이 아니기 때문에 삶을 살아가는데, 혹은 직장을 구하는 데 있어 불이익이 작용할 수 있습니다.
- 재기소 기소유예는 당장 기소를 하지 않는 것일 뿐, 유사한 범죄를 다시 저지른 경우 검사가 다시 얼마든지 기소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다시 기소가 되지 않더라도 기소유예 기록이 범죄 이력으로 간주된다면, 다시 범죄로 입건되는 경우 가중처벌을 할 수 있는 양형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 민사상 책임 기소유예는 검사가 혐의를 인정한 것이기 때문에 형사처벌은 당장 받지 않더라도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민사재판에서는 죄가 인정되어 피해자에게 유리한 판결을 이끌어 낼 확률이 높습니다. 기소유예 처분이 가해자 책임을 인정하는 근거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일반 회사 취업 불이익 기소유예는 전과기록에는 남지 않고 수사자료표에만 기록이 남기 때문에, 일반 회사에 취직하는 경우 아무런 불이익이 되지 않습니다. 일반 회사 채용 시에는 수사경력 조회를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음주운전이나 무면허 운전 등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경우 수사경력조회가 아닌 운전경력 확인을 통해 기소유예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도로교통법 위반 기소유예 처분 기록이 있다면, 운전 관련 직종에 취업할 시 불이익이 있을 수 있습니다.
- 공무원 불이익 일반 공무원의 경우 임용 전 기소유예 기록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군인이나 군무원의 임용과 선발에서는 수사경력자료를 조회할 수 있기 때문에 불이익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현직 공무원이 기소유예 처분을 받게 되면 품의유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징계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 해외 비자발급 제한 요즘은 사업상의 이유로, 혹은 자녀 교육 문제 등으로 해외 이민을 준비하거나 해외 출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국가에 따라 기소유예 기록이 있으면 비자발급과 영주권 신청을 안 받아 주는 곳이 있어 추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국가가 비자발급이나 영주권 신청 시 수사경력조회 정보를 요구하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