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형사 합의를 할 때는 보통 변호사를 선임해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합의를 하는 당사자가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손해를 보지 않습니다. 특히 변호사 없이 개인 대 개인으로 형사 합의를 할 때는 문구 하나가 큰 차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합의서 작성 시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가해자가 표준 합의서라고 내미는 합의서를 그대로 믿었다간 두고두고 큰 상처로 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합의서에 '재산상 손해배상의 일부로' 또는 '법률상 손해배상의 일부로'라는 문구가 없다면, 일단 해당 합의서는 경계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은 주변에서 많이들 궁금해하시는 형사 합의서를 작성하는 방법과 유의 사항에 대해 요점만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볼 예정입니다.
교통사고 형사 합의서 작성, 왜 중요할까?
교통사고로 피해자가 사망했거나 중상해를 입었는데 가해자가 12대 중과실 중 특히 뺑소니나 음주 운전을 한 경우라면, 가해자는 실형 선고를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형사합의를 적극적으로 바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피해자 측의 마음과는 달리 가해자 쪽은 형사 합의 시 피해자에게 형사합의금을 전달하고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만 받으면 사실 끝납니다.
하지만 피해자 입장에서는 앞으로 보험사를 상대로 민사소송까지 해야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가해자와는 상황이 완전히 다릅니다. 왜냐하면 피해자 입장에서는 형사합의금을 민사소송과 아예 별개인 돈으로 생각하고 합의를 한 것일 수도 있지만, 합의서에 담긴 문구 하나로 민사소송을 할 때 불리하게 작용해 형사합의금으로 받은 돈을 그대로 토해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포털 등에서 검색하면 많이 나오는 형사 합의서에는 보통 "민사상 손해배상과 별도의 위로금"이라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문구가 포함되어 있다면, 민사소송을 할 때 법원에서는 거의 100% 확률로 형사 합의금을 위자료로 받았다고 판단해 민사소송 위자료에서 형사합의금을 받은 만큼 차감하고 판결하기 쉽습니다.
교통사고 합의서 작성 시 유의할 점
교통사고 형사합의를 할 때 합의서에 "민사상 손해배상과 별도의 위로금, 또는 순수한 위자료로 형사합의금 얼마를 지급한다"라는 문구가 쓰여있으면 절대 안 됩니다. 이러한 문구가 써져 있는 합의서를 그대로 제출하면 나중에 민사소송을 제기할 때 위자료에서 형사합의금으로 받은 돈이 다 깎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사망 위자료로 1억이 산정된 사건인데, 형사 합의서 문구를 잘못 써서 형사합의금으로 받은 5천만 원이 위자료에서 다 차감된다면? 실제로 받을 수 있는 사망 위자료는 1억이 아니라 5천만 원 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때문에 형사 합의서를 작성할 때는 "재산상 손해배상의 일부로 또는 법률상 손해배상의 일부로 합의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문구가 꼭 들어가야 합니다.
왜 "재산상 손해배상의 일부로 또는 법률상 손해배상의 일부로 합의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문구가 있어야 될까? 이러한 문구가 들어가 있어야 위자료에서 형사합의금으로 받은 돈이 깎일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형사합의를 할 때는 채권양도계약을 체결하고 보험사에 양도 통지까지 제대로 되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사실 가해자는 형사 합의 시 피해자에게 지급한 금액을 보험사에 청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형사합의금과 별도로 보험금 전액을 받고자 하는 피해자는 형사 합의 시 가해자가 자신의 보험사에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피해자에게 양도하는 채권양도 계약을 체결하고 가해자에게 보험사에 양도 통지를 해 줄 것을 요구해야 합니다. 형사 합의서와 채권양도 각서를 민사소송에 그대로 제출하면 법원에서는 앞으로 가해자는 보험사에게 양수금 달라고 청구하지 말고, 보험사는 합의금에서 그 돈을 빼라는 주장하지 말라고 정리해서 손해배상액 그대로를 완전히 보상하도록 판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