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맛의 비밀, 마이야르 반응
마이야르 반응은 식품의 색깔을 갈색으로 변하게 하여 갈변화 현상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고기의 색과 향기, 맛 등에 모두 관여해 식품의 풍미를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육류는 다량의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지만, 사실 우리가 느끼는 고기의 맛은 단백질의 맛이 아닙니다. 단백질의 분자는 맛을 느끼기에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고기맛의 비밀, 마이야르 반응 A to Z
고기는 뜨겁게 달군 팬 또는 불판에 빠르게 구워야 육즙이 빠지지 않고 맛있어진다고 알려져 있는데, 사실 고기의 표면을 센불에서 빠르게 굽는 이유는 육즙을 가두려는 목적이 아니라 마이야르 반응을 위해서입니다.
고기를 불에 구우면 고기 표면에 수분이 제거되고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면서 고기의 색은 먹음직스러운 갈색으로 변하고 침샘을 자극하는 향기가 생겨나게 됩니다.
단백질에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면 큰 분자들이 작고 다양한 분자로 변하면서 맛과 향이 풍부해지고, 이 때문에 고기를 구우면 맛있다고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마이야르 반응은 온도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섭씨 130~200도(℃) 사이에서 격렬하게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고 수많은 향기 물질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고기를 구울때는 섭씨 130~200도의 높은 온도에서 구워야 맛있는 풍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단, 너무 높은 온도에서 고기를 굽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온도가 섭씨 200도 이상 올라가면 마이야르 반응에서 새로운 분자가 나타나는데, 이때 생기는 분자는 발암물질이 섞여 있고 맛도 해치기 때문입니다.
타는 것과 마이야르 반응은 엄연히 차이가 있습니다.
마이야르 반응과 타는 것을 가르는 것은 굽는 것과 태우는 것의 구별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마이야르 반응은 화학반응 후 색소와 다른 몇몇 물질이 생겨 음식의 풍미를 더하지만 음식을 태우는 것은 더 높은 온도에서 연소가 진행되어 그을음 등이 생기는 것입니다.
200도까지는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지만 그 이상의 온도로 올라가게 되면 마이야르 반응이 약하게 일어나다가 타기 시작합니다.
마이야르 반응을 이용해 맛있는 소스를 만들기도 하는데, 스테이크를 굽고 난 팬에 육수나 물, 술 등을 넣어 팬의 바닥 측면에 남아 있는 국물을 더운 물로 헹구어 이 국물로 소스를 만드는 것을 데글라이즈(Deglaze)라고 부릅니다.
이는 마이야르 반응을 통해 팬에 남은 향기 물질들을 모아서 사용하는 요리 기술로 유명합니다.
마이야르 반응은 조리 중 음식이 갈색으로 변하는 캐러멜라이즈(caramelize)와 혼동되는 경우가 있는데, 캐러멜화는 단백질 없이 당분만 있는 상태에서 일어나는 별개의 현상입니다.
마이야르 반응은 고온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며, 간장이나 된장을 만들 때에도 마이야르 반응은 중요한 작용합니다.
간장이나 된장을 만들때 일어나는 마이야르 반응은 고기 구울때와는 달리 실온상태에서 아주 천천히 진행됩니다. 장맛이 오래 묵힐수록 깊어지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