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과 출산의 시기를 끝내고 중년의 길목에서 만나는 제2의 사춘기라 불리는 갱년기. 여성이라면 누구나 겪는 과정이지만, 그 상실감과 고통은 형용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대한민국 여성의 갱년기 평균 나이는 49.7세로, 폐경 후 10년 동안 어떻게 건강을 챙기느냐에 따라 앞으로 남은 노년의 삶이 좌우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갱년기 질환 ① 골다공증
갱년기는 간단히 말해 임신이 가능한 상태로부터 비가임 상태로 이행되는 과정을 말합니다. 여기서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이 여성호르몬의 결핍입니다. 여성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모든 장기에는 여성 호르몬 수용체가 있어서 모든 장기를 조절하는데, 여성 호르몬의 결핍이 일어나면 이상이 초래될 수 있습니다.
갱년기 증상은 100가지가 넘을 정도로 매우 다양합니다. 때문에 의사도 증상이 갱년기 때문인지 헷갈릴 수 있는데, 이 경우 보통 3개월 정도 여성 호르몬 복용을 권합니다. 여성 호르몬을 먹어봐서 3개월 동안 증상이 없다면 갱년기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갱년기의 대표 질환 중 하나는 골다공증입니다. 골다공증이 되면 구멍이 숭숭 뚫린 스펀지와 같이 뼈의 강도가 약해지기 때문에 척추가 굽은 척추후만증이 발생할 수도 있고, 작은 충격에도 쉽게 뼈가 골절되기도 합니다. 특히 고관절 부위에 골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데, 이는 몸을 지탱하는 대퇴부의 골밀도가 남성에 비해 여성이 현저히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50세 여성의 35%가 골다공증을 앓고 있지만, 대부분 골절이 된 후에야 이 사실을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
골다공증은 여성이 남성보다 4배 더 많습니다. 특히 폐경기에 들어서면 여성의 30%가 골다공증을 앓는데, 50%는 골다공증의 전 단계인 골감소증을 앓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서는 뼈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지용성 비타민인 비타민D 섭취가 가장 중요합니다.
비타민D는 특히 연어나 등 푸른 생선인 고등어나 삼치에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일주일에 연어는 80g, 생선은 3토막 정도 먹는 것이 적당합니다. 말린 표고버섯이나 계란 역시 비타민D가 풍부한 대표 음식으로, 골다공증과 비만, 당뇨 예방에도 좋습니다. 자외선은 하루 비타민D 요구량의 80%를 얻을 수 있는데,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면 흡수율이 떨어집니다. 만약 비타민D를 음식이나 자외선으로 충분히 제공받지 못한다면, 영양제로 비타민D를 복용할 수 있습니다. 비타민D 영양제의 일일 권정량은 일반인의 경우 400IU, 골다공증 환자는 800IU(고용량)를 섭취할 것을 권장합니다.
보통 종합비타민에는 400IU에서 600IU 정도의 비타민D가 함유되어 있습니다. 매일 복용이 어려울 경우 편리성을 위해 한번에 3개월 동안 효과가 지속되는 주사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비타민D가 충분히 있는지는 피검사로 간단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피검사 결과 수치가 낮으면 비타민D가 따로 들어 있는 약이나 영양제로 보충해 주는 것이 좋고, 수치가 충분히 높으면 종합비타민 정도만 먹어도 됩니다.
갱년기 질환 ② 비뇨기 질환
갱년기가 되면 비뇨기계 질환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폐경이 되면 호르몬이 없어지고, 이로인해 질 내의 유익균이 없어지거나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비뇨기 질환은 여러 형태로 나타날 수 있는데, 폐경되는 시점부터 배뇨장애가 생기기도 하고, 소변을 완전히 다 시원하게 못 보는 잔뇨 현상, 잔뇨 증상이 복합적으로 반복되어 방광염으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또한 질 상피가 얇아지기도 하고, 혈관이 노출되기도 하고, 질 내의 유익균이 없어져 조그만 상처에도 감염이 잘 일어납니다.
갱년기를 앓고 있는 부부 사이에서는 관계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호르몬 결핍으로, 질이 위축되면서 입구가 좁아지고 마르고 좁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부부관계가 어려운 경우 간단히 질정을 사용해서 부작용 없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갱년기 비뇨기계 질환은 바르는 연고나 질정, 붙이는 호르몬제 등을 사용하면 쉽게 치료할 수 있습니다.
호르몬제 사용하면 유방암에 걸린다?
갱년기 부작용으로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인데도, 의사가 처방한 호르몬제 복용을 기피하는 여성들을 적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과거 한 조사에서 호르몬제를 복용했을 때 유방암 발생률이 높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자료 자체가 호르몬제를 먹은 사람 만 명과 먹지 않은 사람 만 명을 비교했을 때, 호르몬제를 먹은 사람 중에서 8명이 더 유방암에 걸렸을 뿐입니다. 만 명에 8명이면 굉장히 낮은 비율이고, 이마저도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국인보다 유방암에 3분의 1 정도밖에 안 걸리며, 실제 발생률은 그보다 더 낮게 걸린다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유방암 걸릴 수 있다는 생각에 갱년기로 너무 괴롭지만 약을 먹지 않고, 의사의 처방을 듣지 않는 것은 매우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권장하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호르몬 요법을 사용한 폐경 여성의 추적관찰 결과에서 유방암 안전성에 대한 새로운 결과를 발표하고 있으며, 호르몬 치료에 대한 인식을 바꿔 놓고 있습니다.
갱년기에 접어든 여성의 경우 권하고 싶은 건 월경 주기를 쓰는 습관을 들이는 것입니다. 갱년기 증상 중에 생리불순도 있고, 생리에 이상이 있으면 자궁내막 증식증에 걸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항상 정기검진처럼 자궁경부암과 유방암 검사를 하는 게 좋고, 갱년기가 되면서 여러 가지 대사증후군이나 고지혈증에 걸릴 수도 있어서 간 기능 검사와 지질 검사를 함께 받을 것을 권장합니다. 그리고 폐경이 되면 뼈가 급속히 빠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골다공증 검사도 필수입니다.